Ins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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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해력 교육에 효과적인 수업, 그룹 글쓰기

문해력 교육에 효과적인 수업, 그룹 글쓰기

문해력 교육에 효과적인 수업, 그룹 글쓰기

2022. 09. 20
2022. 09. 20
2022. 09. 20

불과 2~3년 만에 수학을 포기한 사람이라는 뜻의 "수포자"를 대신하여 글 쓰는 걸 포기했다는 의미의 "글포자"라는 신조어가 초등학교 교육계의 최대 화두가 되었습니다. 초기에는 글씨를 바르게 쓰지 못하는 걸 지적한 것이었지만, 최근 미디어를 통해 알려진 여러 문해력 저하 논란으로 읽고, 쓰고, 말하는 전반적인 언어 활동을 범위에 둔 의미가 되었습니다. '문제의 의미를 읽지 못해서 풀지 못한다.', '자신이 생각한 바를 올바르게 전달하지 못한다'와 같은 얘기들도 종종 들리죠. 그렇다면 실제 초등학교 교육 현장에서의 문해력에 대한 인식은 어떨까요?

한국교육개발원이 전국 초등학교 1・2학년 담임교사 257명을 대상으로 '초등학교 1~2학년 국어, 수학 교과서 어휘 지도에 대한 교사의 인식'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국어 과목은 67%, 수학 과목은 60.3%가 '어려움이 있다'라고 답했습니다. 별도의 어휘 지도가 필요한 학생 수에 대해서는 국어는 학급당 1~2명(41.3%), 수학은 3~4명(40.5%)이라고 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습니다. 또한, '다양한 가정 배경 또는 특성을 가진 학생들이 늘어나 어휘 이해 수준의 편차가 크다는 것'이 어휘 지도에 가장 큰 어려움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별도 어휘 지도가 필요하다는 건 교과별 학업성취도를 판단하기 이전의 문제입니다. 만약 수학의 경우 학생이 충분히 수식을 세우고, 풀 수 있음에도 지문의 어려운 단어와 문장을 이해하지 못해서 문제를 풀지 못했다면 수학 능력이 부족한 학생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할 수 있습니다. 학년에 맞는 기대 어휘력을 기준으로 만들어진 것이 교과서이고, 미치지 못했다면 틀린 얘기는 아닌 겁니다. 문제는 조사에서 나타난 것처럼 학생의 기대 어휘력이 교과서와 괴리가 발생했을 때입니다. 그 간격을 책임지고 좁혀야 하는 건 온전히 담당 교사의 몫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8월, 교육부가 발표한 '2022 개정 교육과정 시안'을 보면 2024년부터 단계적으로 초등학교 1・2학년의 국어 수업시간을 34시간 확대할 예정입니다. 문해력 저하 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목적입니다. 그러나 실효성은 논란입니다. 모든 학생이 문해력 탓에 기초학력이 저하되는 것이 아닌 데다가 교과 기준의 기대 어휘력 편차가 큰 것이 본질적인 문제이니까요. 더 많은 관용어, 속담 같은 걸 외워야 할 시간이 늘어났을 뿐이라는 게 주요 반대 의견입니다. 실상 학생이 국어 시간에 열심히 외운 단어가 수학이나 과학 등 다른 과목에서 사용할 일이 적다면 기초학력을 끌어올리는 데에 효과적이지 않을 테고, 그 안에서도 학생 간 편차가 발생할 거라는 거죠. 그럼 어떤 방법으로 효과적인 어휘 지도와 글쓰기 교육을 진행할 수 있을까요?

한국교육개발원의 조사를 보면, 응답자들은 '학생의 어휘 이해 수준을 파악하기 위한 도구' 및 '학생 어휘력 향상 학습을 위한 교구 및 도서 구비'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학생들이 어떤 언어 생활을 하는지 알아보는 것부터 시작할 필요가 있다는, 매우 본질적인 질문부터 시작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요구는 상당히 합리적입니다. 문해력 수준에 따른 학생들의 학습 차이보다 학생 간 일상 대화의 편차가 더 좁으니 말입니다. 학생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언어 소통이 곧 문해력 수준이고, 교과서의 기대 어휘력과 비교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문해력 기대치, 학습 방향, 학습 내용을 결정할 수 있겠죠. 반대로 말하면 학생 간 언어 소통의 어휘를 파악하고 향상할 때 교과 과정의 문해력 편차를 줄일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룹 글쓰기는 이러한 어려움을 현대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고안된 활동입니다. 그룹 구성원들이 특정 주제에 대해서 자유롭게 글을 쓰고, 서로 공개된 의견을 남김으로써 그룹의 언어 사용과 문해력 수준을 포괄적으로 확산하는 개념입니다.

예컨대, A를 주제로 구성원끼리 전달 및 설득할 글을 작성하라고 해봅시다. 구성원들은 교수자와 관계없이 최대한 서로가 소통하는 어휘로 글을 작성할 것입니다. 해당 글에 대한 의견을 남길 때도 상대방이 이해할 수 있는 선에서 소통하겠죠. 그런데도 구성원 간 편차는 존재하므로 완전히 이해시키거나 이해하는 건 어려울 겁니다. 대신 주제 A 글에 남겨진 의견들을 보면서 집단응집력에 의해 "이해하지 못한 것을 이해하려는 몰입도", 그러니까 대화에 참여하려는 의지가 강해짐으로써 다음 주제 B를 제시했을 때 문해력이 낮은 구성원은 높은 구성원에게 다가가기 위한 행동, 반대로 문해력이 높은 구성원은 낮은 구성원을 더 쉽게 설득하여 대화하기 위한 행동을 전제로 글을 쓰게 됩니다. 이를 반복할수록 구성원 간 편차가 줄어들고, 교과의 기대 어휘력이 아닌 그룹 글쓰기 활동의 집단 내 표준으로 교수할 수 있겠죠.

이는 신조어가 탄생하여 확산하는 과정과 유사합니다. 새로운 단어나 용어가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갑자기 많이 사용되는 일은 없습니다. 누군가 최초로 사용하고, 다른 누가 다시 사용하면서 집단응집력이 발생하고, 더 많은 사람이 집단에 속하기 위해 사용하면서 확산합니다. 그래서 모든 신조어가 세대, 분야, 채널 등 특정 집단을 상징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룹 글쓰기 활동은 이런 현상을 학급, 학년, 학교를 단위로 교육 현장에 재현하는 게 핵심입니다. 저학년일수록 새롭게 배우는 모든 것이 신조어와 다르지 않으니까요.

물론 그룹의 모든 학생이 활동에 참여해야 효과를 낼 수 있다는 단점은 있습니다. 다만, 집단의 문해력 수준을 교수자가 쉽게 파악할 수 있어서 집단적인 참여를 끌어낼 수 있는 수준별 글쓰기 주제만 계속 제공된다면 학생 간 집단응집력이 무너지지 않는 한 자연스러운 참여를 꾸준히 유도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그룹 글쓰기 활동을 통한 문해력 지도 포인트는 3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1. 집단이 소통할 수 있는 글쓰기 주제

2. 소셜 미디어처럼 서로 공개할 수 있는 의견

3. 교수자 의견의 최소화

시작은 집단 내 문해력 파악부터라서 교수자의 의견이 개입할수록 학생들은 서로 간 소통이 아닌 교수자에게 보일 글을 작성하게 됩니다. 교수자를 설득할 테니 개인별 편차가 드러나서 데이터에 오류가 발생하겠죠. 또한, 교수자만 아니라 학생들도 집단 내에서의 자기 문해력 수준을 인지할 수 있게 모든 의견은 소셜 미디어처럼 집단 내 모든 구성원에게 공개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응집력이 강한 집단에 속하기 위한 행동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학생의 개별 수준을 이해하고 맞춤 지도하는 교수법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도리어 집단 내 전체 학생 표준에 근접하기 위해, 또는 집단 내 우위를 점하기 위한 행동을 유도하는 자기주도학습에 가깝습니다. 일반적인 자기주도학습과 다른 점이라면 시험 점수나 평가가 아닌 오직 집단 내 소통을 위해 어휘를 학습하는 동기를 가진다는 것입니다. 마치 온라인에서 SNS나 커뮤니티 활동하기 위한 것처럼 말이죠. 단지 글쓰기 주제를 교수자가 제어함으로써 일반적인 온라인 활동보다는 학습 지향성을 가진 활동이라는 게 특징입니다.

출처

1. https://www.kci.go.kr/kciportal/ci/sereArticleSearch/ciSereArtiView.kci?sereArticleSearchBean.artiId=ART002864512

불과 2~3년 만에 수학을 포기한 사람이라는 뜻의 "수포자"를 대신하여 글 쓰는 걸 포기했다는 의미의 "글포자"라는 신조어가 초등학교 교육계의 최대 화두가 되었습니다. 초기에는 글씨를 바르게 쓰지 못하는 걸 지적한 것이었지만, 최근 미디어를 통해 알려진 여러 문해력 저하 논란으로 읽고, 쓰고, 말하는 전반적인 언어 활동을 범위에 둔 의미가 되었습니다. '문제의 의미를 읽지 못해서 풀지 못한다.', '자신이 생각한 바를 올바르게 전달하지 못한다'와 같은 얘기들도 종종 들리죠. 그렇다면 실제 초등학교 교육 현장에서의 문해력에 대한 인식은 어떨까요?

한국교육개발원이 전국 초등학교 1・2학년 담임교사 257명을 대상으로 '초등학교 1~2학년 국어, 수학 교과서 어휘 지도에 대한 교사의 인식'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국어 과목은 67%, 수학 과목은 60.3%가 '어려움이 있다'라고 답했습니다. 별도의 어휘 지도가 필요한 학생 수에 대해서는 국어는 학급당 1~2명(41.3%), 수학은 3~4명(40.5%)이라고 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습니다. 또한, '다양한 가정 배경 또는 특성을 가진 학생들이 늘어나 어휘 이해 수준의 편차가 크다는 것'이 어휘 지도에 가장 큰 어려움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별도 어휘 지도가 필요하다는 건 교과별 학업성취도를 판단하기 이전의 문제입니다. 만약 수학의 경우 학생이 충분히 수식을 세우고, 풀 수 있음에도 지문의 어려운 단어와 문장을 이해하지 못해서 문제를 풀지 못했다면 수학 능력이 부족한 학생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할 수 있습니다. 학년에 맞는 기대 어휘력을 기준으로 만들어진 것이 교과서이고, 미치지 못했다면 틀린 얘기는 아닌 겁니다. 문제는 조사에서 나타난 것처럼 학생의 기대 어휘력이 교과서와 괴리가 발생했을 때입니다. 그 간격을 책임지고 좁혀야 하는 건 온전히 담당 교사의 몫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8월, 교육부가 발표한 '2022 개정 교육과정 시안'을 보면 2024년부터 단계적으로 초등학교 1・2학년의 국어 수업시간을 34시간 확대할 예정입니다. 문해력 저하 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목적입니다. 그러나 실효성은 논란입니다. 모든 학생이 문해력 탓에 기초학력이 저하되는 것이 아닌 데다가 교과 기준의 기대 어휘력 편차가 큰 것이 본질적인 문제이니까요. 더 많은 관용어, 속담 같은 걸 외워야 할 시간이 늘어났을 뿐이라는 게 주요 반대 의견입니다. 실상 학생이 국어 시간에 열심히 외운 단어가 수학이나 과학 등 다른 과목에서 사용할 일이 적다면 기초학력을 끌어올리는 데에 효과적이지 않을 테고, 그 안에서도 학생 간 편차가 발생할 거라는 거죠. 그럼 어떤 방법으로 효과적인 어휘 지도와 글쓰기 교육을 진행할 수 있을까요?

한국교육개발원의 조사를 보면, 응답자들은 '학생의 어휘 이해 수준을 파악하기 위한 도구' 및 '학생 어휘력 향상 학습을 위한 교구 및 도서 구비'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학생들이 어떤 언어 생활을 하는지 알아보는 것부터 시작할 필요가 있다는, 매우 본질적인 질문부터 시작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요구는 상당히 합리적입니다. 문해력 수준에 따른 학생들의 학습 차이보다 학생 간 일상 대화의 편차가 더 좁으니 말입니다. 학생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언어 소통이 곧 문해력 수준이고, 교과서의 기대 어휘력과 비교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문해력 기대치, 학습 방향, 학습 내용을 결정할 수 있겠죠. 반대로 말하면 학생 간 언어 소통의 어휘를 파악하고 향상할 때 교과 과정의 문해력 편차를 줄일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룹 글쓰기는 이러한 어려움을 현대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고안된 활동입니다. 그룹 구성원들이 특정 주제에 대해서 자유롭게 글을 쓰고, 서로 공개된 의견을 남김으로써 그룹의 언어 사용과 문해력 수준을 포괄적으로 확산하는 개념입니다.

예컨대, A를 주제로 구성원끼리 전달 및 설득할 글을 작성하라고 해봅시다. 구성원들은 교수자와 관계없이 최대한 서로가 소통하는 어휘로 글을 작성할 것입니다. 해당 글에 대한 의견을 남길 때도 상대방이 이해할 수 있는 선에서 소통하겠죠. 그런데도 구성원 간 편차는 존재하므로 완전히 이해시키거나 이해하는 건 어려울 겁니다. 대신 주제 A 글에 남겨진 의견들을 보면서 집단응집력에 의해 "이해하지 못한 것을 이해하려는 몰입도", 그러니까 대화에 참여하려는 의지가 강해짐으로써 다음 주제 B를 제시했을 때 문해력이 낮은 구성원은 높은 구성원에게 다가가기 위한 행동, 반대로 문해력이 높은 구성원은 낮은 구성원을 더 쉽게 설득하여 대화하기 위한 행동을 전제로 글을 쓰게 됩니다. 이를 반복할수록 구성원 간 편차가 줄어들고, 교과의 기대 어휘력이 아닌 그룹 글쓰기 활동의 집단 내 표준으로 교수할 수 있겠죠.

이는 신조어가 탄생하여 확산하는 과정과 유사합니다. 새로운 단어나 용어가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갑자기 많이 사용되는 일은 없습니다. 누군가 최초로 사용하고, 다른 누가 다시 사용하면서 집단응집력이 발생하고, 더 많은 사람이 집단에 속하기 위해 사용하면서 확산합니다. 그래서 모든 신조어가 세대, 분야, 채널 등 특정 집단을 상징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룹 글쓰기 활동은 이런 현상을 학급, 학년, 학교를 단위로 교육 현장에 재현하는 게 핵심입니다. 저학년일수록 새롭게 배우는 모든 것이 신조어와 다르지 않으니까요.

물론 그룹의 모든 학생이 활동에 참여해야 효과를 낼 수 있다는 단점은 있습니다. 다만, 집단의 문해력 수준을 교수자가 쉽게 파악할 수 있어서 집단적인 참여를 끌어낼 수 있는 수준별 글쓰기 주제만 계속 제공된다면 학생 간 집단응집력이 무너지지 않는 한 자연스러운 참여를 꾸준히 유도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그룹 글쓰기 활동을 통한 문해력 지도 포인트는 3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1. 집단이 소통할 수 있는 글쓰기 주제

2. 소셜 미디어처럼 서로 공개할 수 있는 의견

3. 교수자 의견의 최소화

시작은 집단 내 문해력 파악부터라서 교수자의 의견이 개입할수록 학생들은 서로 간 소통이 아닌 교수자에게 보일 글을 작성하게 됩니다. 교수자를 설득할 테니 개인별 편차가 드러나서 데이터에 오류가 발생하겠죠. 또한, 교수자만 아니라 학생들도 집단 내에서의 자기 문해력 수준을 인지할 수 있게 모든 의견은 소셜 미디어처럼 집단 내 모든 구성원에게 공개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응집력이 강한 집단에 속하기 위한 행동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학생의 개별 수준을 이해하고 맞춤 지도하는 교수법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도리어 집단 내 전체 학생 표준에 근접하기 위해, 또는 집단 내 우위를 점하기 위한 행동을 유도하는 자기주도학습에 가깝습니다. 일반적인 자기주도학습과 다른 점이라면 시험 점수나 평가가 아닌 오직 집단 내 소통을 위해 어휘를 학습하는 동기를 가진다는 것입니다. 마치 온라인에서 SNS나 커뮤니티 활동하기 위한 것처럼 말이죠. 단지 글쓰기 주제를 교수자가 제어함으로써 일반적인 온라인 활동보다는 학습 지향성을 가진 활동이라는 게 특징입니다.

출처

1. https://www.kci.go.kr/kciportal/ci/sereArticleSearch/ciSereArtiView.kci?sereArticleSearchBean.artiId=ART002864512

불과 2~3년 만에 수학을 포기한 사람이라는 뜻의 "수포자"를 대신하여 글 쓰는 걸 포기했다는 의미의 "글포자"라는 신조어가 초등학교 교육계의 최대 화두가 되었습니다. 초기에는 글씨를 바르게 쓰지 못하는 걸 지적한 것이었지만, 최근 미디어를 통해 알려진 여러 문해력 저하 논란으로 읽고, 쓰고, 말하는 전반적인 언어 활동을 범위에 둔 의미가 되었습니다. '문제의 의미를 읽지 못해서 풀지 못한다.', '자신이 생각한 바를 올바르게 전달하지 못한다'와 같은 얘기들도 종종 들리죠. 그렇다면 실제 초등학교 교육 현장에서의 문해력에 대한 인식은 어떨까요?

한국교육개발원이 전국 초등학교 1・2학년 담임교사 257명을 대상으로 '초등학교 1~2학년 국어, 수학 교과서 어휘 지도에 대한 교사의 인식'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국어 과목은 67%, 수학 과목은 60.3%가 '어려움이 있다'라고 답했습니다. 별도의 어휘 지도가 필요한 학생 수에 대해서는 국어는 학급당 1~2명(41.3%), 수학은 3~4명(40.5%)이라고 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습니다. 또한, '다양한 가정 배경 또는 특성을 가진 학생들이 늘어나 어휘 이해 수준의 편차가 크다는 것'이 어휘 지도에 가장 큰 어려움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별도 어휘 지도가 필요하다는 건 교과별 학업성취도를 판단하기 이전의 문제입니다. 만약 수학의 경우 학생이 충분히 수식을 세우고, 풀 수 있음에도 지문의 어려운 단어와 문장을 이해하지 못해서 문제를 풀지 못했다면 수학 능력이 부족한 학생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할 수 있습니다. 학년에 맞는 기대 어휘력을 기준으로 만들어진 것이 교과서이고, 미치지 못했다면 틀린 얘기는 아닌 겁니다. 문제는 조사에서 나타난 것처럼 학생의 기대 어휘력이 교과서와 괴리가 발생했을 때입니다. 그 간격을 책임지고 좁혀야 하는 건 온전히 담당 교사의 몫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8월, 교육부가 발표한 '2022 개정 교육과정 시안'을 보면 2024년부터 단계적으로 초등학교 1・2학년의 국어 수업시간을 34시간 확대할 예정입니다. 문해력 저하 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목적입니다. 그러나 실효성은 논란입니다. 모든 학생이 문해력 탓에 기초학력이 저하되는 것이 아닌 데다가 교과 기준의 기대 어휘력 편차가 큰 것이 본질적인 문제이니까요. 더 많은 관용어, 속담 같은 걸 외워야 할 시간이 늘어났을 뿐이라는 게 주요 반대 의견입니다. 실상 학생이 국어 시간에 열심히 외운 단어가 수학이나 과학 등 다른 과목에서 사용할 일이 적다면 기초학력을 끌어올리는 데에 효과적이지 않을 테고, 그 안에서도 학생 간 편차가 발생할 거라는 거죠. 그럼 어떤 방법으로 효과적인 어휘 지도와 글쓰기 교육을 진행할 수 있을까요?

한국교육개발원의 조사를 보면, 응답자들은 '학생의 어휘 이해 수준을 파악하기 위한 도구' 및 '학생 어휘력 향상 학습을 위한 교구 및 도서 구비'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학생들이 어떤 언어 생활을 하는지 알아보는 것부터 시작할 필요가 있다는, 매우 본질적인 질문부터 시작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요구는 상당히 합리적입니다. 문해력 수준에 따른 학생들의 학습 차이보다 학생 간 일상 대화의 편차가 더 좁으니 말입니다. 학생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언어 소통이 곧 문해력 수준이고, 교과서의 기대 어휘력과 비교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문해력 기대치, 학습 방향, 학습 내용을 결정할 수 있겠죠. 반대로 말하면 학생 간 언어 소통의 어휘를 파악하고 향상할 때 교과 과정의 문해력 편차를 줄일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룹 글쓰기는 이러한 어려움을 현대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고안된 활동입니다. 그룹 구성원들이 특정 주제에 대해서 자유롭게 글을 쓰고, 서로 공개된 의견을 남김으로써 그룹의 언어 사용과 문해력 수준을 포괄적으로 확산하는 개념입니다.

예컨대, A를 주제로 구성원끼리 전달 및 설득할 글을 작성하라고 해봅시다. 구성원들은 교수자와 관계없이 최대한 서로가 소통하는 어휘로 글을 작성할 것입니다. 해당 글에 대한 의견을 남길 때도 상대방이 이해할 수 있는 선에서 소통하겠죠. 그런데도 구성원 간 편차는 존재하므로 완전히 이해시키거나 이해하는 건 어려울 겁니다. 대신 주제 A 글에 남겨진 의견들을 보면서 집단응집력에 의해 "이해하지 못한 것을 이해하려는 몰입도", 그러니까 대화에 참여하려는 의지가 강해짐으로써 다음 주제 B를 제시했을 때 문해력이 낮은 구성원은 높은 구성원에게 다가가기 위한 행동, 반대로 문해력이 높은 구성원은 낮은 구성원을 더 쉽게 설득하여 대화하기 위한 행동을 전제로 글을 쓰게 됩니다. 이를 반복할수록 구성원 간 편차가 줄어들고, 교과의 기대 어휘력이 아닌 그룹 글쓰기 활동의 집단 내 표준으로 교수할 수 있겠죠.

이는 신조어가 탄생하여 확산하는 과정과 유사합니다. 새로운 단어나 용어가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갑자기 많이 사용되는 일은 없습니다. 누군가 최초로 사용하고, 다른 누가 다시 사용하면서 집단응집력이 발생하고, 더 많은 사람이 집단에 속하기 위해 사용하면서 확산합니다. 그래서 모든 신조어가 세대, 분야, 채널 등 특정 집단을 상징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룹 글쓰기 활동은 이런 현상을 학급, 학년, 학교를 단위로 교육 현장에 재현하는 게 핵심입니다. 저학년일수록 새롭게 배우는 모든 것이 신조어와 다르지 않으니까요.

물론 그룹의 모든 학생이 활동에 참여해야 효과를 낼 수 있다는 단점은 있습니다. 다만, 집단의 문해력 수준을 교수자가 쉽게 파악할 수 있어서 집단적인 참여를 끌어낼 수 있는 수준별 글쓰기 주제만 계속 제공된다면 학생 간 집단응집력이 무너지지 않는 한 자연스러운 참여를 꾸준히 유도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그룹 글쓰기 활동을 통한 문해력 지도 포인트는 3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1. 집단이 소통할 수 있는 글쓰기 주제

2. 소셜 미디어처럼 서로 공개할 수 있는 의견

3. 교수자 의견의 최소화

시작은 집단 내 문해력 파악부터라서 교수자의 의견이 개입할수록 학생들은 서로 간 소통이 아닌 교수자에게 보일 글을 작성하게 됩니다. 교수자를 설득할 테니 개인별 편차가 드러나서 데이터에 오류가 발생하겠죠. 또한, 교수자만 아니라 학생들도 집단 내에서의 자기 문해력 수준을 인지할 수 있게 모든 의견은 소셜 미디어처럼 집단 내 모든 구성원에게 공개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응집력이 강한 집단에 속하기 위한 행동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학생의 개별 수준을 이해하고 맞춤 지도하는 교수법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도리어 집단 내 전체 학생 표준에 근접하기 위해, 또는 집단 내 우위를 점하기 위한 행동을 유도하는 자기주도학습에 가깝습니다. 일반적인 자기주도학습과 다른 점이라면 시험 점수나 평가가 아닌 오직 집단 내 소통을 위해 어휘를 학습하는 동기를 가진다는 것입니다. 마치 온라인에서 SNS나 커뮤니티 활동하기 위한 것처럼 말이죠. 단지 글쓰기 주제를 교수자가 제어함으로써 일반적인 온라인 활동보다는 학습 지향성을 가진 활동이라는 게 특징입니다.

출처

1. https://www.kci.go.kr/kciportal/ci/sereArticleSearch/ciSereArtiView.kci?sereArticleSearchBean.artiId=ART002864512

온라인 그룹 글쓰기 서비스 자작자작

자작자작은 그룹 글쓰기 활동을 통해 글쓰기 수업을 활성화하고, 학생들의 문해력을 파악하며, 다양한 글쓰기 활동을 통한 교육적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온라인 그룹 글쓰기 서비스"입니다. 몇 번을 클릭만으로 학생들이 함께 글쓰기 활동을 할 수 있는 그룹을 개설할 수 있습니다. 학생들은 서로가 쓴 글을 확인하고, SNS처럼 좋아요나 댓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학생들의 그룹 글쓰기 활동을 통계 기능으로 모니터링하고, 더 많은 활동을 실천으로 옮겨보세요. 문해력 지도, 독서록, 메타인지 수업 등 그룹 글쓰기로 해결할 수 있는 많은 교육적 가치를 쉽게 온라인으로 실현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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